파나티컬 미스터리 박스를 통해 얻은 게임 ‘헤비 버거 (Heavy Burger)’. 제목만 보고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캐주얼 시뮬레이션 게임일 줄 알았는데, 막상 켜보니 왠 오락실 분위기가..?

게임의 정체를 찾아 보니 데이터 이스트(Data East)1976년에 설립, 2003년에 최종적으로 해체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일본의 게임 회사 (출처:나무위키)에서 만들었던 옛날 게임들을 엮어놓은 복고풍 아케이드 배틀 게임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데이터 이스트 전성기를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고, 어릴 적 패미콤이나 오락실에서 몇 번 본 기억 정도만 있는 쪽인데, 그래도 이 도트 감성과 조잡한 폭발음은 괜히 익숙하다.

게임을 하다 보면 스테이지마다 다른 게임이 툭툭 튀어나오고, 배경이 정신없이 바뀌며 템포가 빠른 전투가 이어진다. “뭐지 이 개판은?” 싶으면서도, 묘하게 한 판 더 하게 되는 마성의 혼란스러움, 그 시절 그 감성을 느끼는 게임인가 보다.

헤비 버거 (Heavy Burger) 게임화면

게임 구성

헤비 버거는 단순한 미니 슈팅 게임이 아니다. 데이터 이스트의 대표 타이틀 (버거 타임, 해비 바렐, 배드 듀드, 사무라이, 락앤체이스 등) 의 무대와 캐릭터들을 하나의 게임 안에 몽땅 때려 넣은 혼합형 멀티 아케이드 배틀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돈 가방'을 들고 다른 맵으로 도망가려는 목표를 가진다. 하지만 각 맵은 서로 다른 원작 게임의 룰과 특징을 반영하고 있어서, 맵마다 전투 방식과 위험 요소가 다르다.

이 게임의 핵심은 빠른 속도감과 맵 간 전환의 박진감. 전투 중 맵이 바뀌면서 플레이어 위치나 위험 요소가 바뀌기 때문에, 혼란스럽지만 그게 또 재미다.

조작감

문제는 패드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다. 정확히는 공식 지원이 명시돼 있었지만, 직접 키맵핑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듯 하다. 덕분에 키보드+마우스로 플레이했는데, 빠른 회피와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에서 이건 치명적이었다. 정식 아케이드 감성을 노렸다면, 기본적인 컨트롤러 호환성은 챙겨줬어야 하지 않나 싶다.

헤비 버거 (Heavy Burger) 게임화면

플레이 흐름

이 게임의 플레이 감상은 한마디로 "이게 뭐야?" 이지 않나 싶다. 총알은 사방에서 날아오고, 적은 끊임없이 튀어나오며, 맵은 순식간에 바뀐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계속 다음 스테이지로 밀고 나가는 그 맛이 있다.

맵마다 원작 게임의 룰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어느 맵은 좌우 점프와 격투가 필요하고 어떤 맵은 적이 끊임없이 리스폰되고 어떤 맵은 단순 총격전보다 더한 회피력이 필요하다

이 점이 매번 새로운 느낌을 주는 이유다. 다만 혼자 할 땐 금방 질릴 수 있으니, 로컬 멀티용 파티 게임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다.

헤비 버거 (Heavy Burger) 게임화면

플레이 후기

처음엔 미니게임 하나 해보고 이게 다인가? 싶었지만, 알고 보니 고전 타이틀들을 한데 모은 종합 오마주 아케이드 게임이었다. 빠른 속도와 혼란스러운 전투, 각기 다른 룰을 가진 맵들의 조합은 그 자체로 추억을 리믹스한 느낌이 든다.

다만 조작감이 불편하고, 싱글플레이 기준에선 금방 루즈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멀티플레이 파티 게임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오락실 세대라면 한 번쯤은 켜보게 될 게임. 그렇다고 오래 붙잡게 될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이 게임이 ‘그 시절’의 감성을 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참고 : 본 리뷰는 2021년도 기준 작성된 초안을 기반으로, 현재 시점에 맞춰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시 초기의 인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객관성과 최신성을 고려해 재편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