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파이 (Secret Pie) 리뷰&후기

짧고 달달한 저녁 디저트처럼, 입가에 미소 지어지는 비주얼 노벨. 보기 좋은 그림, 듣기 좋은 보이스, 그리고 은근히 빠져드는 감정선까지. 짧고 달콤한, 조금은 위험한 파이 한 조각 게임 ‘시크릿 파이 (Secret Pie)’는 이 게임 리뷰를 예전 블로그에 올렸다가 정지당한 기억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더 조심스럽게 리뷰를 남겨본다. 게임은 순한 맛이라 생각 하지만 티스토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게임 정보

‘시크릿 파이(Secret Pie)’는 모멘텀 게임즈에서 제작한 연애 시뮬레이션형 비주얼 노벨이다. 스팀 기준 정가는 6,500원.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없이 샀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정성’이 보이는 게임이었다.

일러스트는 깔끔하고 캐릭터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일본어 풀보이스까지 더해져, 외형적인 완성도는 준수한 편. 스토리는 주인공 ‘이안’이 아버지의 명령으로 한 저택의 관리인이 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에는 각기 다른 성격의 세 여성 캐릭터 (아이리, 미카, 메이) 와의 동거 생활이 펼쳐진다. 하렘 구도라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의외로 대사나 감정 흐름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전체 분량은 짧은 편이지만 멀티엔딩 구조와 루트별 개성 덕분에 플레이하는 재미는 있다.

정식 한글화를 지원하며, 기본 버전은 청소년 이용가지만 공식 DLC를 통해 확장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일부 성인용 콘텐츠는 지역 제한이 걸려 있으나, 별도의 패치를 활용하면 신사들도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된다.

콘텐츠

이 게임은 오직 ‘읽는 재미’에 집중한 비주얼 노벨이다. 전투나 퍼즐 요소는 전혀 없다. 주인공은 선택지를 통해 세 히로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게 되며, 비주얼 노벨 장르답게 각 캐릭터마다 개별 루트와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본편 기준. DLC는 실행하지 않음)

• 아이리 : 다정하고 밝은 성격의 힐링계 캐릭터
• 미카 : 새침하고 당돌한 성격, 츤데레 포지션
• 메이 : 말수 적고 조용한 타입, 내성적인 매력

각 루트를 진행하면서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루트 클리어 시 전용 갤러리와 보너스 콘텐츠가 해금된다. 전 캐릭터 공략 시 숨겨진 일러스트와 에필로그도 감상 가능하다.

텍스트 분량은 약 18,000단어로,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에 비하면 짧은 편이지만 이야기의 밀도는 꽤 괜찮다. 풀보이스는 일본어로 수록되며, 성우 연기가 캐릭터 성격과 잘 어울린다. 배경음악은 튀지 않지만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정도로 무난하다.

공략 팁 & DLC 정보

루트 분기 팁

선택지 구조는 직관적인 편이다. “아이리를 따라간다”, “미카를 따라간다” 같은 식으로 선택지가 구성되어 있어서, 어떤 캐릭터의 루트로 진행 중인지 헷갈릴 일은 거의 없다.
루트 진입 전 세이브를 잘 활용하면, 빠르게 모든 분기를 회수할 수 있다. 세이브 슬롯도 넉넉하게 제공되며, 오토/스킵 기능도 잘 갖춰져 있다.

DLC 구성

기본 버전에도 연애 스토리와 관련된 주요 이벤트는 포함되어 있지만, 보다 풍성한 이야기와 관계의 진전을 원한다면 DLC 설치가 사실상 필수다. DLC는 총 세 가지 (‘Festival’, ‘Hidden Room’, ‘End Roll’)가 있으며, 각각 독립적인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규 캐릭터나 이벤트가 추가되고, 분위기도 약간씩 달라진다. 참고로 일부 DLC(End Roll은 현재 지역락이 걸려 있다)는 스팀에서 지역 제한이 걸려 구매가 어려울 수 있다. 외부 플랫폼에서의 구매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회차 플레이 팁

전 루트를 돌려면 최소 3회차 이상은 필요하다. 다행히 스킵 속도가 빠르고, 반복 플레이에 부담이 없는 구조다. 텍스트도 술술 읽히는 편이라 루트별로 1~2시간이면 클리어 가능하다.

게임 평점

• 그래픽 : ⭐⭐⭐⭐⭐ (5/5) – 깔끔하고 귀여운 일러스트, 라이브2D 덕분에 화면이 생동감 있다.
• 사운드 : ⭐⭐⭐⭐ (4/5) – 일본어 풀보이스는 퀄리티 높음. BGM은 평범하지만 분위기와 조화는 괜찮다.
• 스토리 : ⭐⭐⭐ (3/5) – 익숙한 구조지만 대사와 감정선이 자연스럽고 매력적이다.
• 난이도 : ⭐⭐⭐⭐ (4/5) – 선택지 위주라 어렵지 않음. 루트 회수도 편하다.
• 편의성 : ⭐⭐⭐⭐ (4/5) – 인터페이스 직관적. 다만 UI는 다소 구식이고 일부 번역은 매끄럽지 않다.
• 연출 요소 : ⭐⭐⭐⭐ (4/5) – 보이스, 그림, 텍스트가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진다. 불편함 없이 감상 가능.

플레이 후기

솔직히 제목만 보면 “이거 또 그냥 그런 게임이겠지” 싶은데, 막상 해보면 의외로 정석적인 연애 비주얼 노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캐릭터는 익숙한 조합인데도, 대사나 연기 톤 덕분에 묘하게 빠져든다. 한 루트만 클리어하고 끝내긴 아쉬워서, 자연스럽게 다음 캐릭터도 궁금해진다.

전체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다. 빠르면 2~3시간, 여유롭게 해도 5시간 안팎이면 전 루트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각 캐릭터별 감정선도 납득 가게 잘 정리되어 있어 만족감은 높은 편이다. 연출이 과하지 않아서 오히려 ‘조용히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자극보단 분위기 중심으로 연출되기 때문에, 특정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게임을 마치고 나면 ‘소소하지만 단단(?)했다’는 느낌이 남는다. 가볍게 즐기기 딱 좋은 분량,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 그리고 적당한 몰입감.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꽤 괜찮은 저녁 디저트가 되어준다.

📝 참고: 본 리뷰는 2023년 기준 작성된 초안을 기반으로, 현재 시점에 맞춰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시 초기의 인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객관성과 최신성을 고려해 재편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