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마사지 (SKETCHY MASSAGE) 리뷰&후기

며칠 전 스팀을 둘러보다가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게임을 발견했다. 바로 ‘수상한 마사지 (Sketchy Massage)’. 신사들을 위한 미소녀 게임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 제목만 봐도 뭔가 느낌이 올 것이다.오크마사지. 공식 소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은 마사지사입니다. 오... 사회에 지친 한 명의 신인 사원이 당신의 가게를 방문한 것 같습니다. 마사지로 최고의 치유를 제공하십시오!”

뭔가 심상치 않은 전개를 예고하는 이 게임,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첫 인상부터 꽤 정성스럽다.

게임을 시작하면, Live2D로 구현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대사는 간단한 만화 컷 스타일로 진행되며, 한국어 자막도 생각보다 매끄럽게 지원돼 몰입에 큰 방해는 없다.

밤늦게까지 일하고 지친 신입 사원이 우연히 들어오게 된 마사지샵. 처음에는 약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점차 분위기에 녹아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토리는 짧지만 미소녀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흐름을 따라가며, 부드럽게 플레이어를 이끌어간다.

마우스로 즐기는 ‘반응형 마사지 시뮬레이션’

게임의 핵심은 바로 직관적인 터치 플레이다. 마우스를 이용해 캐릭터의 신체 부위를 마사지하면, 각 부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구조다. 어깨나 허벅지처럼 일반적인 부위에서 시작해, 캐릭터의 호감도가 올라가면 점차 더 다양한 반응이 열린다.

드래그 방식으로 조작하는 터치 시스템은 생각보다 잘 구현되어 있으며, 캐릭터의 리액션도 Live2D 덕분에 꽤 생생하게 표현된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상호작용하는 체감이 있는 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이다.

호감도 시스템과 해금 요소

초반엔 기본적인 마사지 기술만 사용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캐릭터의 호감도가 올라간다. 호감도가 일정 이상이 되면 특별한 아이템이나 새로운 연출 요소가 해금된다.

예를 들어 마사지 오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거나, 캐릭터의 자세 변화, 새로운 터치 방식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미니게임처럼 반복 플레이를 하며 점차 시스템이 확장되는 구조로,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벼운 게임성도 함께 제공한다.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사운드의 퀄리티는 준수

Live2D 기반 캐릭터는 귀엽고 현대적인 느낌의 디자인으로, 표정 변화가 특히 뛰어나다. 처음에는 피곤해 보이거나 긴장한 표정이지만, 마사지가 이어지며 조금씩 미묘하게 변화한다.

사운드는 일본어 보이스로 제공되며, 상황에 맞춘 캐릭터 반응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배경음 역시 마사지샵 분위기에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이 깔리며, 연출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다만 일부 장면은 모자이크 필터가 적용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유저 태그에 ‘픽셀 그래픽’이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태그가 붙어있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다.

커스터마이즈와 설정 또한 의외로 섬세하다

설정 메뉴를 열어보면, 해상도나 음량 조절 외에도 몇 가지 독특한 옵션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표정이나 시선, 남성 캐릭터의 표시 여부(반투명 처리 등)를 선택할 수 있다. 검열 표현의 강도(모자이크, 연기 효과 등)도 사용자가 조절 가능해서, 각자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구성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패치로 추가된 기능 중에는, 사용자의 터치 조작을 자동 반복해주는 ‘인스턴트 리플레이’ 기능이 있다. 흔히 말하는 매크로 시스템인데, 편하게 감상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꽤 쓸 만한 옵션이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플레이타임

본편은 약 30분에서 1시간 사이면 엔딩까지 볼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짧은 힐링 체험”을 염두에 둔 구성이라, 플레이 분량이 짧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가격도 11달러 수준으로, 콘텐츠 대비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출시 이후 의외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차기 콘텐츠 제작도 예고된 상태다. 개발자에 따르면 현재 후속 장면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신규 DLC나 무료 확장 패치 형태로 추가 콘텐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SKETCHY MASSAGE’는 단순한 어덜트 비주얼 노벨이 아니라, 직접 반응하는 캐릭터와 짧지만 몰입감 있는 구성, 그리고 깔끔한 아트와 사운드로 차별화를 꾀한 작품이다.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만, 전체적으로는 우회적이고 판타지적인 설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과도하게 노골적인 연출 없이도 ‘이 장르의 감성’을 충분히 전달한다.

어른의 판타지를 부드럽게 터치한 게임. 장르에 거부감이 없다면, 한 번쯤 경험해봐도 좋을 만한 미니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