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메(YUME) 리뷰&후기

야겜도 많고, 그중엔 괜찮은 것도 많다. 하지만 이번에 다룰 유메는 그 반대편 어딘가에 서 있는 게임이다. 사이드뷰 어드벤처라는 나름의 야심을 갖고 등장했지만, 플레이어에게 남기는 건 묘한 당혹감과 공허함이다. 기대했던 일러스트는 기괴하기만 하고 번역 상태는 말문이 막히는 수준이다. 처음엔 가볍게 야겜 하나 해볼까 했던 마음이, 어느새 "대체 왜 내가 이걸 끝까지 하고 있지?" 라는 자문으로 바뀌는 게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게임이라 그런가 보다. 욕하면서도 잊히지 않는 그런 게임, 유메다.

게임 소개

세상엔 수많은 야겜이 있다. 그중에는 진짜 잘 만든 것도 있고, 그 반대도 있고,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유메 같은 작품도 있다. 이 게임은 염가형 야겜을 꾸준히 만들어온 러블리 게임즈가 내놓은 사이드뷰 어드벤처 게임이다. "우리는 이제 어드벤처도 만든다!" 는 의욕이 느껴지지만, 문제는 이 게임이 2021년작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어딘가 어설픈 그래픽, 기괴한 한글화, 그리고 놀랍도록 답답한 게임 템포. 도전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회차를 돌긴 했지만, 감정은 게임을 켜고 10분만에 다 써버렸다. 뭐랄까, 플레이하는 내내 한숨이 욕을 이긴 유일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필자가 블로그 리뷰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야겜의 바닥을 본 첫 경험이었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다.

콘텐츠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단순하다. 캐릭터를 움직이고, 오브젝트를 찾고, 간단한 퍼즐을 풀면서 자택 내부를 탐색한다. 스토리는 진행되지만, 공간적 배경은 줄곧 집 안.

멀티 엔딩도 없고, 대사 분기도 없다. 도전과제를 위해 2회차를 돌 순 있지만, 실질적으론 1회차로 모든 게 끝난다. 야겜의 생명인 감정선조차 1회차에서 고갈된다.

게임은 한글화가 되어 있긴 한데, 이게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이다. 번역의 질이 낮다기보다, 아예 텍스트를 왜곡하는 수준이라 영어보다 더 이해가 어렵다. 한글화가 게임성에 해가 되는 사례 중 하나. 최근에는 이런 품질의 번역을 가진 게임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이제는 그러려니 하지만 당시에는 당황스럽기만 했다.

퍼즐과 구성 요소

퍼즐은 어렵지 않지만, 그만큼 재미도 없다. 더 문제는, 특정 장면을 보려면 이 지루한 퍼즐을 일일이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재미도 없고 집중도 안되는 상황 속에서 대충 하다 보면 어느새 야짤이 등장하지만,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은 설렘보다 허탈함 뿐이다. 플레이어에게 남는 건 이상한 일러스트와 알 수 없는 더빙, 그리고 괴상한 더빙이 플레이어를 차갑게 식게 만들 뿐이다.

캐릭터는 달팽이처럼 움직이고, 사이드뷰 시점은 화면을 답답하게 만든다. 일러스트는 기대했던 야함이 아닌, 기괴함 쪽에 가깝다. 특히 표정은 마치 탈혼 상태의 인형 같다. 성우 더빙은 있는 게 더 손해고, BGM은 무존재에 가깝다. 눈과 귀가 동시에 고통받는 보기 드문 경험이었다.

장단점 요약

👍 장점	👎 단점
일러스트 중 일부는 볼만하다 플레이 타임이 짧다 (진짜로 큰 장점임)	기계 번역보다 더 혼란스러운 한글화 캐릭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느림 야겜인데 야하지 않다 서비스컷이 불쾌할 정도로 이상함 퍼즐이 재미도 감흥도 없음 좁은 공간 + 단조로운 콘텐츠 중간 세이브 없음, 버그 존재 더빙 있음 (없는 게 나았을지도?)

리뷰를 마치며

유메는 야겜의 본질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작품이다. 꼴리려고 켰는데, 식고 화가 나고, 리뷰를 쓰게 된다. 어쩌면 이 게임의 진짜 가치는 '야겜의 기준을 재정립해주는 반면교사' 라는 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완성도는 낮고, 구성은 빈약하며, 기대했던 그 한 끗조차 건지기 어렵다. 사이드뷰 어드벤처라는 시도는 나름 신선했지만, 그 실행이 너무도 형편없다. 도전보다 완성도가 먼저라는 교훈을 남긴, 진정한 의미의 똥겜이다. 그래도 환불 시간 놓쳐서 돈 아까워서 끝까지 하게 되긴 했다. 똥을 좋아하는 진정한 똥믈리에만 감당할 수 있는 게임이니 알아서 판단하자.

 

📝 참고 : 본 리뷰는 2021년 2월 기준 작성된 초안을 기반으로, 현재 시점에 맞춰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시 초기의 인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객관성과 최신성을 고려해 재편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