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 (Skul : The Hero Slayer) 리뷰&후기
스컬의 엔딩을 봤다. 생각보다 분량은 짧고, 엔딩 이후에 딱히 할 콘텐츠도 많지는 않다. 밀린 게임도 많고, DLC나 시나리오 추가도 올 것 같으니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떡밥은 남아있지만, 그건 언젠가 회수되겠지.
사실 나는 로그라이크에 꽤 약한 편이다. 똥손이기도 하고. 그런데 다행히도 스컬은 자비롭게도 ‘루키 모드’ 라는 난이도 완화 옵션을 제공해준다. 한때는 이지 난이도를 고르는 게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체력과 정신 건강이 훨씬 소중한 나이다.
죽어서 강해진다, 회차 플레이 구조
스컬은 요즘 로그라이크 트렌드를 그대로 따른다. 죽고, 강화하고, 또 죽고. 그렇게 모은 재화를 다음 회차에 써서 스컬을 강화하고, 점점 더 멀리 나아가는 구조다. 당연히 다회차 플레이가 전제되어 있다.
회차를 반복하다 보면, 구출한 마족들이 마왕성으로 돌아와 버프나 해골, 유물 등을 제공한다. 초반에 이들을 빠르게 만나는 게 이후 플레이에 꽤 도움이 된다. 랜덤 요소가 강하다 보니 회차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확 달라진다. 같은 루트를 반복해도 질리지 않게 설계된 셈이다.
중간 보스 ‘모험가’ 가 매회 랜덤 등장
각 챕터의 월드 보스는 고정이지만, 중간 보스인 모험가는 매번 달라진다. 총 6명이 있으며, 챕터 1에선 1명, 챕터 2에선 2명, 챕터 3에선 3명이 무작위로 출현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마법사 계열 모험가가 가장 귀찮았다.
가장 어려웠던 보스는 1장의 위그드라실이었다. 초반이라 세팅도 불완전하고, 게임 시스템에 아직 익숙하지 않던 시점이라 그랬던 것 같다. 2장부터는 어느 정도 감이 잡혀서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무엇보다 손에 잘 맞는 조합이 중요
해골은 2개까지 세팅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자주 들고 다닌 조합은 방패+버서커. 체력 회복이 어려운 로그라이크 특성상, 쉴드와 무적기가 있는 방패 해골은 거의 필수처럼 느껴졌다. 반면 칼레온 사령관은 처음엔 괜찮다 싶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효율이 떨어졌다. 특히 소환물들이 많다 보니 내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등급은 노멀-레어-유니크-레전더리로 나뉘며, 등급이 올라갈수록 스킬 외에도 ‘각인’이라는 추가 옵션이 붙는다. 이 각인은 중첩이 가능하고, 누적될수록 강해진다. 그래서 장비를 고를 땐 스킬보다는 각인 세트를 맞추는 게 훨씬 중요하다. 특히 해골은 부수면 뼛조각으로 바뀌고, 이걸로 강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반에 괜찮은 해골이 나오면 일단 잡아두는 게 좋다. 다만 물리 딜이면 물리, 마법 딜이면 마법으로 통일해주는 게 핵심.
스토리에서 느껴지는 언더테일 감성
게임 중간, 마녀가 과거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씬이 있다. 한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다만 이 회상씬의 분위기나 연출은 왠지 모르게 언더테일을 떠올리게 한다.
엔딩 이후에는 클리어 기록이 뜬다. 루키 모드를 켜고도 이 정도 성과밖에 못 냈는데, 아마 나중에 더 많은 회차를 돌게 되면 플레이 타임은 줄어도 죽은 횟수는 더 늘어날 듯하다.
겉보기엔 도트 아트의 귀여운 게임처럼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인체실험, 광신도 같은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가 게임 전체에 깔려 있다. 메인 스토리도 절대 가볍지 않다.
플레이를 마치며
국산 인디게임이라는 점에서 애정이 컸던 작품이다. 기대만큼의 깊이는 살짝 아쉬웠지만, 전반적인 완성도는 훌륭했다. 현재는 볼륨이 다소 짧지만, 분명 DLC나 시나리오 업데이트가 있을 게임이라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각 해골 조합이나 아이템 운영법에 대해서도 따로 정리해보고 싶다. 지금은 일단 이 정도에서 스컬과 잠시 작별. 로그라이크가 부담스럽거나 어렵다고 느낀다면, 스컬의 루키 모드부터 시작해보자. 의외로 괜찮은 첫걸음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 참고 : 본 리뷰는 2021년 2월 기준 작성된 초안을 기반으로, 현재 시점에 맞춰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시 초기의 인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객관성과 최신성을 고려해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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